실험정신돋보이는음악 - MBC가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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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험 정신이 돋보이는 음악 선보여

신림동의 한 공사장, 햇살이 내리쬐긴 하지만 늦가을의 짓궂은 바람이
매몰차기만 하다. 언뜻 외모에서 풍기는 이미지가 너무 평범해 무리
속을 한참 들여다봐야 했다. 하지만 "누가 조규찬일까?"하는 호기심은
금세 풀렸따. 쉴 새 없이 흘러 나오는 흥얼거림과 장단을 맞추고 있는
손놀림이 바로 그를 대신해주고 있었기 때문이다.

\'소중한 너\' \'따뜻했던 커피조차도\' \'충고 한마디 할까?\'등으로 그의
목소리는 이미 친숙하지만 텔레비전에서 자주 모습을 볼 수 없 던 터라
외오와 노래 분위기는 자꾸 빗나가기만 한다.

그가 주변 사람들에게 어긋난 느낌으로 다가온 것은 89년에도 있었다.
선화예고 학생일 때만 해도 화가를 꿈꾸며 미술 공부에 여념이 없었던
그였고,대학 전공도 물론 서향화를 선택했다.

그러던 그가 대학 새내기로 제1회 유재하 음악 경연대회에 출전했고,
그를 알던 사람들은 \'의외\'라는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스물다섯의 젊은
나이로 세상을 등진 유재하를 추모하기 위한 이 대회는 대학생을 대상으로
자신이 작사,작곡,연주는 물론 노래도 직접 해야 하는 자리로 음악적
재능을 인정받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이 대회에서 조규찬은
\'무지개\'라는 곡으로 대상을 차지했고,잠재돼 있던 음악 감각을 발휘할
수 있었다.

고교 시절 혼자서 습작을 했을 뿐, 다른 사람 앞에서 노래를 불러본 적이
없는 조규찬이 뮤지션의 꿈을 부풀린 것은 그룹 시카고의 음악을 들으면서
부터다.데이빗 포스터와 피터세트라의 음악을 듣는 순간 "나도 저런 음악을
만들고 싶다"라는 충동을 받았고,그들을 흉내냈다.
그러면서 처음으루 우리에게 선모인 앨범이 <새 바람이 오는 그늘>이다.
이당시 앨범을 만들면서 그는 스튜디오 안에서 홀로 편곡법을 익혔고,이후
자신의 앨범뿐 아니라 동료 가수들의 앨범 작업을 함께하면서 실력을
차곡차곡 쌓았다.

그는 자신의 음악으로 널리 인정받고 있지만 다른 뮤지션의 코러스를 잘
소화해내 인기를 모으기도 한다.

"맨 처음 유희열의 \'내 마음 속에\'라는 노래의 코러스를 했는데 반응이
꽤 좋았어요.그때부터 동료 가수들의 코러스뿐 아니라 작사,작곡,편곡,
연주 등을 함께 했지요."

솔로 앨범<추억#1>부터 세 번째 앨범인 으로 우리와
친해지기까지 조규찬에게 음악은 결코 우연히 찾아온 손님이 아니다.
줄곧 음악 속에 파묻혀 지낼 수 있었던 성장 배경 속에서 그의 음악적
재능은 함께 커갔다.

작곡가인 부친과 뮤지션인 형들. 이들의 영향으로 그는 다향한 장르의
음악을 들으며 지낼 수 있었다. 부친 나화랑(본명 조광환) 씨는 60.70년대
유행곡인 \'청포도사랑\' \'닐리리맘모\' \'빨간구두아가씨\' 등의 노래를
작곡했고, 펑키스타일의 음악을 추구하는 큰형 조규만은 아직 널리 알려지진
않았지만 벌써 두 번째 앨범을 선보였고, 작은 형 규천도 록발라드나
R&B계열의 음악으로 자신의 앨범을 냈다.

이렇듯 여러 장르의 음악을 접하면서 생활했던 탓에 그의 앨범에서도
다양한 장르를 담고내고 있다. 1집에서는 록 분위기를, 2집에서는 복고풍의
재즈를, 3집에서는 R&B를 추구했다.

팝의 요소를 가미해 고도의 테크니컬한 리듬을 사용한 이번 앨범에서는
대체적으로 사랑에 관한 세태를 담담하게 묘사한다. 타이틀곡인 \'충고 한마디
할까\'에서는 너무나 쉽게 이성과 이별하는 우리 자화상을.\'ANOMI\'에서는
사회의 혼란한 모슴을 \'CF\'는 캠퍼스 프렌드 사이의 미묘한 감정을
그리고 있다.

그는 이번 앨범에서 흑인 음악에서 느낄 수 있는 R&B에 록 요서를 부분적으로
가미해 자신의 분위기를 이끌어내려 했다.

"세 번깨 앨범을 냈지만 음악 인생으로서는 초창기라고 할 수 있죠.여러
음악들을 시도함으로써 재게 가장 잘 어울리는 장르가 어떤 것인기 알고 싶어요"
대중 음악의 카멜레온이라 불릴 만큼 실험적인 시도로 여럼 음악을 선사하고
있는 조규찬, 처음 자신의 음악을 만들 때부터 다른 뮤지션의 손을 빌리지
않을 정도로 이론.실전감각의 삼박자를 고루 갖춘 그가 자신의 음악에
대해서만은 "모르겠다"고 답한다. 자신의 음악을 한정지으려 하기보다는
무한히 열려 있음을 말해주고 있는 듯하다.

부서진 벽돌,깨진 유리창,고철 덩어리가 가득한 잿빛 공간. 이 허물어진
대지에는 곧 새로운 모양의 건물들이 하나둘 들어설 것이다. 해체된 공사
현정에서 사진을 찍기 위해 포즈를 취하는 조규찬의 몸짓과 표정에서 마치
하나하나의 벽돌이 쌓여 건물이 완성돼가듯 다양한 리듬이 어우러져
조규찬만의 음악이 만들어지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글 이미옥


1996.11 MBC가이드

나우에서 퍼왔어여~^^

댓글목록

이수진님의 댓글

이수진 작성일

신림동이라.... 울동네잖아... 96년이면 나두 다 컸을때고... 잉... ^^

김민지님의 댓글

김민지 작성일

큰형 규만 작은형 규찬이라뇨
 잘못 썻네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