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에 대한 또다른 시선'5집 음반 발표 새로눈 변신 시도 -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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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조규찬(29)은 지금까지 4장의 음반을 통해 대중음악의 영원한 주제인 「사랑과 이별」을 주로 노래해 왔다. 89년 「유재하 음악경연대회」 1회 대상 수상자답게 탄탄한 작곡과 미성의 노래로 많은 팬을 확보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발표한 5집 음반에서는 「조규찬 같지 않은」 소리가 두드러진다. 첫번째 수록곡 「상어」는 강렬한 기타와 화려한 키보드 연주에 랩까지 포함한 하드코어이다. 「만일」과 「달」에서는 리듬 앤드 블루스의 냄새가 짙고 피아니스트 김광민과 함께 만든 노래 「몽」과 연주곡 「해일을 향하여」에서는 재즈적인 감각을 뽐내고 있다. 혼자 여러 높낮이의 노래를 녹음한 뒤 이들을 섞어 아카펠라처럼 만든 「어느 수집광의 편지(그림자를 파는 소년에게)」는 그만의 목소리로 만든 곡이라고 믿어지지 않는다.
『 이번 음반은 그동안 노래로는 만들지 못했지만 늘 흥얼거리던 곡들의 집결체입니다. 여러 차례의 시행착오를 통해 아쉬웠던 것, 내재해 있었지만 표현하지 못한 것들을 펼쳐 보였습니다』
머리곡 「그리움」은 미성을 내세운 발라드이다. 피아노로만 반주한 이 노래에서 그는 흐느낌에 가까운 목소리로 가을의 감성을 끌어내고 있다. 이밖에 「어른」 「포유류」 「바이러스」 「페어웰(Farewell)」 등 12곡 모두 개성을 내뿜고 있다.
가사들은 세상에 대한 비판의 칼날을 품고 있다. 「자신에겐 관대한 저 어리석은 정의/누가 누굴 심판해 이 기회주의자여」(상어). 「만일 웃음이 사라진다면 세상 향기들 다 지워지면/만일 온 세상 사랑 사라져 사랑마저 돈으로 입력한다면」(만일). 「너의 엉터리 메아리 멀게 느껴지는 변명들/리본에 묶인 껍데긴 버려진 진실 가리기 급했지」(어느 수집광의 편지)
『 하고 싶은 곡들을 만들고 삶에 대해 다른 시선을 던져 보았습니다. 아마 나이 때문인 것 같아요. 이런 비판은 남을 향한 화살이지만 자신에 대한 메스이기도 해요』
「어른」이라는 노래가 그 예이다. 다른 가수 노래를 만들어주다가 떠오른 악상을 피아노 반주로 한번에 녹음한 곡이다. 어린 시절의 찬란한 아름다움이 나이가 들어 퇴색된 것을 꼬집고 있다.
『 말을 단도직입적으로 합니다. 싫은 사람에게는 앞에서 대놓고 이야기하거나 아예 말을 하지 않습니다. 뒤에서 험담을 하지는 않습니다』
음악에 관해 「완벽주의」를 추구한다는 그를 TV에서 보기란 쉽지 않다. 음악 이외에 별로 할 이야기가 없어 불러주는 곳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글 최우규 기자 - banco@kyunghyang.com
사진 권혁재 기자 - shotgun@kyunghyang.com
출처 - 경향신문 1999/11/05일자 33면
하지만 최근 발표한 5집 음반에서는 「조규찬 같지 않은」 소리가 두드러진다. 첫번째 수록곡 「상어」는 강렬한 기타와 화려한 키보드 연주에 랩까지 포함한 하드코어이다. 「만일」과 「달」에서는 리듬 앤드 블루스의 냄새가 짙고 피아니스트 김광민과 함께 만든 노래 「몽」과 연주곡 「해일을 향하여」에서는 재즈적인 감각을 뽐내고 있다. 혼자 여러 높낮이의 노래를 녹음한 뒤 이들을 섞어 아카펠라처럼 만든 「어느 수집광의 편지(그림자를 파는 소년에게)」는 그만의 목소리로 만든 곡이라고 믿어지지 않는다.
『 이번 음반은 그동안 노래로는 만들지 못했지만 늘 흥얼거리던 곡들의 집결체입니다. 여러 차례의 시행착오를 통해 아쉬웠던 것, 내재해 있었지만 표현하지 못한 것들을 펼쳐 보였습니다』
머리곡 「그리움」은 미성을 내세운 발라드이다. 피아노로만 반주한 이 노래에서 그는 흐느낌에 가까운 목소리로 가을의 감성을 끌어내고 있다. 이밖에 「어른」 「포유류」 「바이러스」 「페어웰(Farewell)」 등 12곡 모두 개성을 내뿜고 있다.
가사들은 세상에 대한 비판의 칼날을 품고 있다. 「자신에겐 관대한 저 어리석은 정의/누가 누굴 심판해 이 기회주의자여」(상어). 「만일 웃음이 사라진다면 세상 향기들 다 지워지면/만일 온 세상 사랑 사라져 사랑마저 돈으로 입력한다면」(만일). 「너의 엉터리 메아리 멀게 느껴지는 변명들/리본에 묶인 껍데긴 버려진 진실 가리기 급했지」(어느 수집광의 편지)
『 하고 싶은 곡들을 만들고 삶에 대해 다른 시선을 던져 보았습니다. 아마 나이 때문인 것 같아요. 이런 비판은 남을 향한 화살이지만 자신에 대한 메스이기도 해요』
「어른」이라는 노래가 그 예이다. 다른 가수 노래를 만들어주다가 떠오른 악상을 피아노 반주로 한번에 녹음한 곡이다. 어린 시절의 찬란한 아름다움이 나이가 들어 퇴색된 것을 꼬집고 있다.
『 말을 단도직입적으로 합니다. 싫은 사람에게는 앞에서 대놓고 이야기하거나 아예 말을 하지 않습니다. 뒤에서 험담을 하지는 않습니다』
음악에 관해 「완벽주의」를 추구한다는 그를 TV에서 보기란 쉽지 않다. 음악 이외에 별로 할 이야기가 없어 불러주는 곳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글 최우규 기자 - banco@kyunghyang.com
사진 권혁재 기자 - shotgun@kyunghyang.com
출처 - 경향신문 1999/11/05일자 33면
댓글목록
이용준님의 댓글
이용준 작성일서글프네요....가수가 음악 이외에는 할 말이 없어 갈 곳이 없다니....이것이 상업음악 그리고 이시대의 서글픈 초상이겠죠?
신애님의 댓글
신애 작성일ㅜ.ㅜ
박세원님의 댓글
박세원 작성일'페어웰(Farewell)' -> '헬로 페어웰(Hello Farewel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