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이 글 있나요? 난 이 기사 너무 잘 쓴거 같은데~^^(6집 기사)
본문
글을 너무 잘 써서 조규찬을 좋아하는 미량이로써는 읽다가 감덩의 눈물을 흘릴 뻔 했지요..힛..
앞 부분에는 기사 쓰신 분의 개인적 감정이 좀 들어가서
기분이 나쁘긴 하지만(ㅋㅋ..하지만 어느정도 인정..^^;)
뒤로 갈수록 규찬님 음악(6집)에 대한 찬사가 이어집니다~
좀 길지만 한가하면 함 읽어 보시죠..
*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이번주는 숨겨진 명반이나 이곳의 필진들이 추천하고 싶으 앨범에 관한 리뷰를 쓰는 시간입니다. 그리고 이번주에 선택한 뮤지션은 바로 조규찬입니다. 이 글은 그의 신보에 관한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조규찬이라는 뮤지션이 걸어온 길에 대한 작은 기록이기도 합니다. 한국 대중음악사에서 또 하나의 \'불운한 천재 뮤지션\'이라는 타이틀을 달 \'뻔\'(!) 했던 그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한국에서 \'아주 언더도 아니고 인기 뮤지션도 아닌\' 이상한 위치 때문에 버려져왔던 재능있는 뮤지션들의 음악에 조금이라도 더 관심을 기울이신다면 좋겠다는 바람입니다.
조규찬을 이야기 하기 위해선 얼마 전에 썼던 글을 첨부해야 겠다. 정식으로 기고한 글이 아니라 굉장히 사적이고 주관적인 글이지만 이렇게라도 먼저 조규찬을 얘기해야 제대로 된 이야기를 시작할 수 있을 것 같다.
몇 명만 좋아하는 가수
난 요즘 조규찬의 새 앨범과 관련하여 일련의 호의적인 글들이 올라오는 걸 보면서도 아주 극소수의, 몇 명의 좋아하는 사람만 좋아하는 가수라는 것을 알고 있다.그는 100만장도 아니고, 한 앨범당 10만장도 못파는 가수일 뿐더러 보통의 사람들에게 각인된 이미지는 \'재수없는 가수\'다. 가끔씩 이소라의 프로포즈나 라디오에 나와서 한다는 말들은 거만한척 하면서 영어 발음을 굴려대는 것이 고작이고 진행자가 조금이라도 구박을 주려하면 기죽지 않으려는 듯 오히려 뻐팅기는… 보통의 대중들로서는 이해하기 힘든 유머를 하기도 한다.
그래서 보통 조규찬에 대한 평가는 극에 극을 달린다. \'아주 좋아하는 사람\'과 \'뭘 하든 아예 관심조차 없는 사람\' 어차피 그게 연예인이 당연히 받아야 할 대중과의 소통 혹은 단절이겠지만 이번에는 정말 제대로 말해주고 싶었다. 조규찬이라는 사람에 대해서.
조규찬이라는 \'사람\'
그는 지난 앨범 5집에서 \'떨어질 곳 없는 곳에서\' 앨범을 만들어야 했다. 1집부터 4집까지 차곡차곡 앨범을 쌓아오면서 한국 대중음악의 수준을 훌쩍 뛰어넘는 음악들을 발표했음에도 대중들에게 철저히 외면받았고, 무엇보다 방송국 PD들에게 철저히 찍혀버린 그는, 마땅한 홍보라는 것을 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조규찬은 사람들에게 오해사기 딱 좋은 성격을 지니고 있다. 나는 지금까지 조규찬을 두 번 인터뷰를 한 적이 있고, 사석에서 몇 차례 자리한적이 있다. 처음 그의 인상은 \'밥맛 없음\'의 극을 달렸다. 자기 중심적이고, 너무 똑똑한 거 티 내는 사람처럼 보여서 2집까지 그의 음악을 좋아했던 팬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첫인상은 \'저 인간 음악하고 왜 이렇게 딴판이야\' 하고선 그에 대한 모든 애정이 다 사라져버릴 판이었다.
그런데 그와 두시간 가까이 이야길 하면서 난 저 사람이 왜 적지않은 사람들에게 오해를 사는지 알 수 있었다. 그는 정말 \'남을 위해 적당히 말하는 법\'을 모르고 있었다. 보통 사람들이 싫은 사람 앞에서도 적당히 웃어주고, 적당히 어울려주고 하는 것들을 그는 모르고 있었다. 무서울 정도로 거짓이라는 게 없는 사람처럼. 대신 그에겐 뒷 말이라는 게 없었다(훗 날 알게 된 거지만). 한국 사람들이 앞에서는 웃어주다가도 뒤에 가면 험담하고, 까고… 당연하게 여기는 일종의 \'사교방식\'이 남들과 달랐다.
그리고 남들이 \'자기를 거만하다\'고 너무 놀려대서 그걸 갖고 스스로를 장난치는 사람. 그렇게 적당한 척 못하고, 바른소리만 해대니 방송국 PD들이 좋아할리 없었고 그는 방송국 PD 들이 기피하는 가수 중에 하나였다. 게다가 인기까지 없으니 PD들이야 그를 굳이 부를 필요가 없잖은가.
절망적이고 폐쇄적인 5집, 그리고 해빙
그래서 그는 자신의 마지막 앨범처럼 5집을 만들었다. 5집은 절망적이고 폐쇄적이고 닫혀있다. \'어른\' 이라는 곡은 아무리 노력하고, 발버둥을 쳐도 사랑받지 못하는 자신의 모습에 대한 고백이다. 그 모든 체념 뒤에 오는 잔인함은 자신 조차 감당할 수 없는 \'죽이고픈 시간\'이다.
그리고 첫번째 곡 \'상어\'는 가식적이고, 위선적인 세상에 대한 질문이며, 자신을 거부하는 것들에 대한 분노가 담겨져 있다. \'누가 누굴 심판해 이 기회주의자여\' 라고 부르며 그의 아름다운 목소리와 멜로디는 분노로 뒤엉켜 자꾸 바닥을 긁는다.
이번에 발표된 6집 \'해빙\'은 조규찬의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어서 개인적으로 벅찬 가슴을 억누를 수가 없었다. 무슨 변화가 있었는지 알 순 없었지만 타이틀 \'해빙\'처럼, 그는 얼음같이 차가운 상처들을 녹이고 갓 데뷔한 신인처럼 풋풋한 노래들을 들려주고 있었다.
음악은 감정과 기술이 결합된 예술이다. 감정을 음으로 표현해 내어야 하고 그것을 대중들에게 들려주기 위해선 기술자와 같이 숙련된 음악적 학습이 필요하다. 하지만 그것을 알면서도 갖추기란 얼마나 힘든일인가. 한쪽을 얻게 되면 한쪽을 잃기에…조규찬의 경우는 그 둘을 마음대로 조율하는 마력을 갖고 있다. 사람의 감정은 기쁘고, 슬프고, 좋고, 나쁘고 같은 단순 명료함에 있는 것이 아니다. 괜히 집에 콕 박혀있고 싶고,전화를 할까 말까 수첩을 뒤적이고 있고, 사람이 아주 많은 거리를 걷다가 그냥 아찔해져 집으로 돌아오고 싶고…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수많은 감정과 그 복잡한 감정을 표현 하기 위한 수많은 방법. 발라드, 힙합, 댄스, 록 같은 유치한 장르 구분에 의한 음악이 아니라, 감정에 의한 \'다양한 표현 방법\'을 음악으로 치환시켜주는 그의 화성은 어떠한 작곡가 보다 탄탄하다. 일전에 피아니스트 김광민이 가장 부러운 뮤지션으로 조규찬을 꼽은 것도 감정에 의존한 음악적 기본기를 일컫는 것이라 생각된다.
창조적인 R&B
이번 조규찬 6집은 신인처럼, 풋풋함으로 가득한 앨범이다. 지금까지 발표한 다섯장의 정규앨범을 뛰어넘는 놀랄만한 앨범이기도 하다. 음악적으로 보자면 R&B를 기반으로 완성되어 있는데, 그동안 한국에서 인식되어 왔던 R&B의 오해들을 불식시킬 앨범이다. 그저 우리나라에서는 R&B 음악을 보컬의 바이브레이션에 의거한 장르라고 생각을 해왔지만 조규찬의 앨범을 들으면, 바이브레이션이나 작위적인 애드리브가 강조되지 않고도 얼마나 세련된 R&B 음악이 완성될 수 있는가를 확인 할 수 있을 것이다.
어쩌면 그는 음악의 감정과 기술을 조율하는 재능을 가진 대신 대중에게 외면받기로 되어있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정말 이번 앨범 만은 그냥 스쳐 지나가버리기엔 너무 아까운 앨범이다. 듣는 이들 입장에서도 그렇고, 오랜만에 새로운 기쁨을 찾은 조규찬에게도 그러하다.
나는 그저 로드니 저킨스나 저메인 듀프리 스타일의 세계 트렌드에 충실한 R&B 앨범이 아닌, 아주 창조적인 R&B 앨범이 바로, 지금! 발표되었는데도 즐기지 못한다면 정말 억울할 것 같고, 먼 훗날 그가 음악을 그만 둘 먼 훗날. 조규찬을 재평가한다느니, 6집이 명반이었다느니 헛소리 하지 않게 되었으면 하는 바램 뿐이다.
이런 글을 다시 꺼내 쓴다는 게 참 구차한 일이라 생각되지만, 그렇지 않고선 결국 이 글과 똑같은 얘기를 여기에서 다시한번 반복할 것 같았다. 어쨌든 그가 왜 그렇게 아파했었고, 왜 여섯번째 앨범 제목으로 \'해빙\'을 선택했는지 알 수 있었을테니 이제 6집의 음악을 들어보자.
가슴을 채우는 여백의 음악
앨범의 타이틀 곡 \'Baby baby\'는 대만 가수 David tao(왕년에 L.A BOYZ의 멤버였던!)의 노래를 리메이크 한 곡이다. 아마 요즘처럼 한국 노래들이 대만에 많이 번안되어 수출되는 시점에 다른 사람도 아니고 조규찬이 대만 노래를 리메이크 한다니 처음엔 굉장히 당황스러웠다. 과연 어떤 노래일까 궁금하기도 했었고.
그런데 \'Baby baby\'를 듣는 순간 이건 조규찬이 작곡했다고 해도 믿을 수 있을만큼 \"조규찬 브랜드\"를 달고 만들어진 곡이었다. 바이브레이션만 왕창 쓰는 발랑까진 R&B 곡도 아니고, 조규찬 음악의 특징인 어쿠스틱 기타와 포크 사운드를 기반으로한 단정한 R&B 음악. 그게 바로 \'Baby baby\'였다. 게다가 David tao가 불렀던 원곡의 목소리 톤마저 조규찬이 딱 소화하기 좋은 톤이었으니,조규찬 역시 이 곡을 처음 들었을 때 자기도 모른채 길러졌던 쌍둥이 형제를 만난 것과 같았으리라(이런 건 조규만보고 만들라 그래도 못만들었을 것이다). 그래서 조규찬은 아무런 불편없이 이 노래를 대하고 소화해 내고 있다.
그러나 사실 이 곡은 대중 가요에서 \'타이틀 음악\'이 대중들에게 어필하기 위해 가져야할 필수 요건인 극적인 요소를 그다지 많이 갖고 있진 않다. 지난 5집 앨범에서 조규찬이 쓴 타이틀 \'그리움\'만 갖고 보더라도 \"You were my everything~\"하며 R.Kelly 처럼 절규하는 조규찬의 극적인 부분을 기억할 수 있다. 이건 마치 드라마에서 여주인공이 백혈병에 걸려 극적인 상황이 되어야 드라마를 재밌게 볼 수 있는 것과 같은 이치인데, 이 곡은 극적인 요소를 애써 드러내는 \'타이틀 곡\'으로서의 가치보다는 들으면 들을수록 질리지 않고 느낌을 계속 돌이켜 낼 수 있는 곡으로서의 세련된 매력을 내재하고 있다.
한국 발라드 음악이 조성모의 성공으로 극적인 요소를 가장 극대화하며 발라드 음악의 성공기준을 계속 작위적으로 맞추어 갔었는데, 최근 성시경이 성공한 것처럼 오히려 극적인 요소를 줄여 나가는 형태로 흘러가는 것과 일치하는 부분일지도 모르겠다.
\'Baby baby\'는 게다가 자극적이지 않은 멜로디 라인을 빈틈없는 조규찬의 목소리로 채워 완성도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믿을 수 없는 감성의 힘
타이틀 곡 \'Baby baby\'는 조규찬이 리메이크 했지만 조규찬이 만든 2번 트랙 \'비가\'는 David tao가 리메이크하고 싶어 안달일지도 모르겠다. 그만큼 \'비가\'는 \'Baby baby\'와 비슷한 내재적인 감성을 보다 풍부하게 담아내고 있다. 첫번째 연주 트랙 \'Nostalgia\'의 촉촉한 피아노 소리를 그대로 잇는 \'비가\'는 보컬 디렉팅에 관해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조규찬을 만날 수 있다. \'비가\'에서 조규찬은 한 명이 아니라 둘이기 때문이다. 힘 하나도 들이지 않고 아주 편안하게 부르는 보통의 조규찬 하나와 코러스 넣듯 예쁘장하게 속삭이는 또 다른 조규찬이 하나의 노래에 공존하고 있다.
\'사비\'(곡에서 가장 인상적인 멜로디라인이라고 설명하면 이해가 빠르려나?)가 반복되는 2분 28초를 조규찬 1, 2로 나눠 설명하자면 속삭이는 조규찬 2가 \"기대\"를 부르면, 보통의 조규찬 1이 \"널 괴롭힌\"을 부르고 다시 조규찬 2가 \"헛된 기대\"를 부르고 조규찬 1이 \"나를 쓰러트린\", 2가 \"되찾기엔\" 1이 \"너무 멀어진 감당 할 수 없는 아픔만이\"로 쭈욱 이어진다. 극단적인 성대의 변화는 아니지만 조규찬 한 명이 자신의 주 멜로디와 코러스를 오고가며 남들 같았으면 둘이 불렀어야 했을 부분을 혼자서 다른 듯 같은 조화를 이뤄내고 있다.
앨범 타이틀과 같은 제목을 지닌 \'해빙\'은 \'비가\'와 \'Baby baby\'로 이어지는 단정한 R&B 트랙들의 완결판이라 할 수 있다. 앞선 곡들이 슬픈 이야기를 내재적으로 담아낸 곡이라면 \'해빙\'은 그 모든 아픔들이 녹아져 내리는 기쁨에 관한 곡이기 때문에 더욱 그러하다. 조규찬의 목소리도 오버하지도 않으면서 아주 기분좋은 시작을, 적당한 힘을 실어 노래부르고 있다.
\'해빙\'에서 가장 돋보이는 부분은 편곡인데 많은 악기를 복잡하게 사용하지 않고 몇 개의 악기를 간략하고 깔끔하게 사용하면서도 꽉 찬 느낌을 주고 있다는 거다. 곡 전체에서 균형을 잃지 않는 홍준호의 기타연주와 소품처럼 참여하는 키보드 구성은 조규찬식 R&B의 정답을 내놓고 있다.
새로운 R&B의 탄생
조규찬의 음악은 기존의 R&B적인 시각에서 보자면 R&B 같지 않은 음악에 속해, 사람에 따라 다양한 기준으로 나뉠 수 있겠지만 포크 발라드를 바탕으로 하는 조규찬이 새로 만들어 내는 R&B의 기준점이라고 평가하는 게 적당한 듯 하다.
한가지 재밌는 얘기를 하자면, 한국에서 박정현이 무척이나 인기를 끌며 R&B의 신동으로 떠오를쯤 당시 일본에서는 모든 앨범 기록을 깨며 등장했던 우타다 히카루가 있었다. 그녀는 10대라는 어린나이에도 스스로 R&B 음악을 작곡하며 큰 인기를 끌었는데 그녀의 음악을 접한 한국인들의 반응은 대부분 하나였다.
\'저게 R&B 라고?\'
지금도 그러하겠지만 한국인들이 머릿속에 박혀있는 R&B 음악은 보컬을 기준으로 한 \'바이브레이션\'이 많이 섞인 음악인데 우타다 히카루식 재패니즈 R&B 음악은 그 기준에는 많이 차이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R&B에서 기름기를 쫙 뺀 R&B. 그게 우타다 히카루식 R&B 였고, 그와 비슷한 선상에서 조규찬의 포크 발라드를 바탕으로 한 R&B의 새로운 영역을 조명해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우리가 평상시 들어왔던 R&B 기준으로 했을 때 \'비가\', \'Baby baby\', \'해빙\' 등은 발라드로 볼 수도 있을 만한 곡인데 그 이후 이어지는 \'울타리\'와 \'무한\'은 누구나 듣기에 R&B라고 인정할 수 있는 지점에서 만들어 졌다.
트리플 베이스 라인을 바탕으로 그루브를 연출하고 귓전을 때리는 여자 코러스가 중심이 되는 \'울타리\'는 앨범에서 가장 즉물적인 흥겨움을 느낄 수 있는 곡이다. 비트를 잘개 쪼개는 유행을 그대로 따르며 조규찬도 \'댄스 작곡가\'로서의 위용을 드러내는데 잘 들어보면 막무가내로 처음부터 끝까지 비트 쪼개기에 열중하며 사람을 정신없게 하는 것이 아니라, 곡에서 필요한 부분에서만 들어가는 완급 조절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 \'비트를 위한 음악\'이 되어버린 한국 댄스 음악계에서 한번쯤 되돌아봐야 할 부분이기도 한데, 조규찬이 \'울타리\'에서 보여주는 다른 댄스 작곡가와 차별화 된 모습은 \'음악을 위한 비트\'를 조율하고 있다는 점이다.
또 한번의 발전
\'무한\' 역시 \'음악을 위한 비트\'가 돋보이는 트랙이다. 미디움 템포를 아주 맛깔스럽게 요리해 내는 비트는 빠른 BPM이 아닌데도 어깨를 들썩 거리기에 충분하다. 그리고 \'무한\'에서는 조규찬의 감각적인 노랫말과 그 노랫말을 전달하는 조규찬의 센스있는 발음이 놀랍다. 이전부터 조규찬의 음악에서 단점으로 지적되었던 부분이 조규찬의 발음인데, 가사지를 보지 않고는 가삿말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다라는 것이다. 하지만 조규찬은 보컬에서의 발음 자체를 듣는이에게 전달하는 것에 목적을 두지 않고, 보컬 자체가 하나의 악기가 되어 노래에 녹아드는 것을 목적에 두었던 듯 싶다.
그래서 5집에서도 가장 놀라웠던 발음이 \'Moonlight club\'에서 \"배이고 배이고~ 배이고 배인 상처를 씻어준\" 같은 가사의 전달보다는 감정과 함께 악기처럼 녹아드는 발음이었는데, 그 조규찬의 단점이자 장점인 센스있는 발음이 \'무한\'에서는 제대로 드러난다. \'기가막힌 타이밍\'이라고 말하며 비트와 함께 그야말로 기가막히게 들어가는 시작부터 감동스럽지만, Monday부터 Sunday까지 딱 맞아떨어지는 구성은 끝까지 감동스럽다. 도,레,미,파,솔,라,시로 이루어진 멜로디에 인간이 내는 목소리의 생명력을 불어넣으며 또 한번 인간이 지닌 언어의 생명력을 불어넣는 \'무한\'은 단언하건데 한국에서 만들어진 음악 중에 언어와 음악 사이의 영역을 침범해 가며 가장 아름답게 승화시킨 곡이다.
명인은 도구를 가리지 않는다
\'무한\'에 이어지는 \'눈물\'이나 \'이럴 때 생각나\' 등의 곡들은 대체로 앞서 위치한 곡보다는 평이한 음악들이라 할 수 있다. \'눈물\'은 고전적인 발라드의 점진적 구성에 스토리의 이승환이 참여한 스트링 편곡이 돋보이고, \'이럴 때 생각나\'는 일상적이고 사소하지만 누구나 가슴치며 자기 얘기인냥 들을 수 있는 곡이다.
그리고 \'진담\'은 R&B 스타일의 편곡과 베이스 라인을 갖고 있으면서 가장 한국적인 멜로디 구성과 코러스 파트를 가미해 뭔가 많이 들어본 것 같은 익숙함과 세련됨을 뒤섞고 있다. 잘못들으면 촌스럽기까지 한 한국적인 멜로디를 세련된 R&B 편곡으로 끼워 맞춰보려는 구성이 이색적이다.
언더그라운드 랩퍼 sean2slow의 참여가 이색적인 R&B 힙합 넘버 \'기도\'는 라틴풍의 트렌드를 그대로 따라하고 있다. 조규찬은 지난 5집부터 필요에 따라 랩퍼를 자신의 앨범에 참여시키곤 하는데, 그게 지명도에 의해 누구나 알만한 랩퍼를 기용하는 것이 아니라 유명하지 않더라도 실력있는 랩퍼를 선택하는 것이라 그가 평소에 얼마만큼 힙합에 관심을 두고 있었는지를 짐작할 수 있다.
지난 5집에서는 지금 디베이스의 멤버로 데뷔한 제드와 엑스틴의 허인창을 선택하더니, 이번엔 언더그라운드의 기대주 sean2slow의 참여로 적극적인 힙합필을 구현해내고 있다.그리고 조규찬의 여섯번째 \'해빙\'은 감각적인 편곡이 돋보이는 \'취했다는 증거\'와 고해하듯 스스로를 위해 부르는 노래 \'조난\'을 마지막으로 끝이난다.
\'해빙\'은 R&B라는 장르를 미국이 만들어 놓은 틀 안에서만 재현해내려고 하지 않고 스스로의 체를 통해 걸러낼 부분은 걸러내고 자신이 체득한 부분을 더해 만들어진 조규찬식 R&B의 완성본이라 할 수 있다.
조규찬이 3집 \'Baby you\'re the lite\' 이후부터 조금씩 시도했던 R&B 음악은 6집에와서 비로소 한국 R&B 음악 중 가장 창조적인 음악으로 기록될 만하다. 최근 As one의 새 앨범에 실린 Sam lee의 곡 \'투정\'도 조규찬식 R&B에서 파생된 곡이라 확신할 수 있을 정도로 그가 만들어내고 있는 R&B는 개인의 틀에 갖힌 음악이 아니라, 한국적인 R&B의 연대를 허락받은 채 구체와 확장을 거듭하고 있는 음악이다.
조규찬, 세상과의 조우
창조적인 R&B 운운하며 근사한 말로 마무리를 짓지만 사실 이 앨범은 굳이 R&B 음악을 찾아 들었던 사람들이 아니더라도 아주 편안한 마음으로 즐겨들을 수 있는 앨범이다. 그게 서양의 R&B를 그대로 재연한 음악과 조규찬식 R&B 음악의 큰 차이라고 할 수 있는데, \'제 1회 유재하 음악경연대회\'에서 무지개로 대상을 차지하며 데뷔한 발라드 가수 조규찬이, 자신의 시작이 되었던 발라드와 포크의 정서를 그대로 담아 새롭게 창조한 것이 조규찬식 R&B의 본질이라고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믿어지지 않는 얘기를 하나 하자면 해빙의 네번째 트랙 \'Kiss\'에 관한 것이다. 조규찬의 \'Kiss\'와 Emilia의 \'Kiss by kiss\'라는 곡이 거의 동일한 구성과 동일한 톤, 비슷한 멜로디, 게다가 제목까지 비슷해서 표절일지도 모르겠다는 의심을 지울 수 없는데 그의 음악을 믿어왔고, 사랑해왔던 한 사람으로서 아주 기가막힌 우연이라고 생각하고 싶다. 무엇보다 표절에 대한 판단은 듣는 사람이 섣불리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조심스럽게 해명을 기대해 본다.
예쁜 에메랄드 빛 케이스 부터, 정성스런 음악에 이르기까지 그동안의 조규찬 앨범에서 맛볼 수 없었던 특별함을 지닌 이 앨범을 오해없이 평생토록 간직하고 싶기 때문이다.
댓글목록
s박효정님의 댓글
s박효정 작성일
아...저 처음봐요..^^ 고맙습니다 잘읽었어요.... 후후..
역시 찬님은 대단한 아리스트 --; 라눈.. ㅋ;
안윤혜님의 댓글
안윤혜 작성일조규찬이라는 '사람'에 전적으로 공감이 가는군여ㅠㅠ
서영선님의 댓글
서영선 작성일
이거...전에 앞부분만 봤었거든요...
찬님을 너무 '난도질'한다 싶어 보기 민망해 했었는데..
뒷부분에 이렇게 조규찬과 그의 음악에 대해 완벽한 분석이 실린줄은 몰랐네요......감동입니다......개인적으로 보관하고픈 글이네요^^
표한미님의 댓글
표한미 작성일이렇게 글로 표현하지 못해도 같은 생각, 느낌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있어서 규찬님의 음악이 좋다~~~~~~~
김현진님의 댓글
김현진 작성일{ Mari } 찬님.. 이글 안좋아하시는뎅...^^;
박지나님의 댓글
박지나 작성일[미카] ㅋㅋ기분좋네요^^ 근데 왜 찬님이 안좋아하시는거예요...? 잉..
신은지님의 댓글
신은지 작성일아아..이거 앞부분 좀 본것 같아요>_<
이유림님의 댓글
이유림 작성일저두. 한번 올렸었다가.. 찬님이 안 좋아하신다기에. 지웠었던 기억이. 그래두. 저두 참 좋아하는 글이죠..^^
김미량님의 댓글
김미량 작성일
앗..그럼 이거 지울까요? 앞부분만이라도..
운영자님께서 새로 이쁘게 편집해 주세용..
규찬님 싫어하는거 하기 시로..T.T
s박효정님의 댓글
s박효정 작성일
안고쳐두 될것 같아요..^^; 찬님이 이글 보는거 싫어하시면..보다가 말겠죠 뭐 -_-; 하하!!
누가 보기 싫어한다고( 그게 찬님일지라도...)
삭제하면..안될것 같아요 음 음 ^^;
( 어디를 어떻게 고쳐야 될지도 모르곘어요~ @_@ 하하)
정혜경님의 댓글
정혜경 작성일
사실, 예전에 조규찬 씨의 음악을 처음 들을 당시엔, 왜 그런 거 있잖아요. " 난 달라, 음악성 있는 가수 좋아해 ..." 뭐 그런 시건망 같은 걸로 좋아 하기 시작했던 것 같아요.
진짜 웃기죠.. 근데,,,
지금은 진심이예요.
그래서 넘, 감사해요.
이인옥님의 댓글
이인옥 작성일
먼저 썼던 글을 다시 올리구 뒷부분을 보강한 걸 보니
나중에 크게 삘을 받은 것 같네요..이 글 쓴 사람이..
음...이해는 하지만, 앞부분 넘 자극적이에요
이상욱님의 댓글
이상욱 작성일공감이 가는 글이네요..
지은정님의 댓글
지은정 작성일와~잘 봤습니다^^
모윤선님의 댓글
모윤선 작성일
앞부분이 찬님이 보면...좀 기분나쁠 수도 있지만..
맞는말이기두한데여?^^;찬님싫어하는 분들은..저렇게 말하시는 분들이 있더라구여...근데 글쓴분은 자기생각을 더욱 이해하기쉽게...그래서 그렇게 표현한거 같은데여?ㅋㅋ잘 봤어여^^*
박주상님의 댓글
박주상 작성일너무나 공감이 되는 글이예여...난 계속 보구싶은뎅...^^
박정미님의 댓글
박정미 작성일아마두 찬님이 이 글을 싫어하는건 자신을 나쁘게 얘기해서가 아니라 한음악가를 이렇게저렇게 자신들의 잣대루 얘기해서 많은 사람들을 혼란에 빠지게 해서가 아닐까여??나의 짧은 생각으로는..
이서용님의 댓글
이서용 작성일
참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글이에요..
그치만 말은 하지 않을래요..말하기가 아까워서..ㅠ.ㅠ
류수정님의 댓글
류수정 작성일저두 다른 곳에서 읽엇던 글이네요~ 지우지 마세요~다시 읽는글인데두 꼼꼼히 다시 읽게 되는데..좋잖아여~
최성미님의 댓글
최성미 작성일
헙헙..가슴에 콕콕다가오네요..
저 기자분이쓰신대루 노랠 쪼끔씩 들어보니
마음에 팍팍 꽂히는데요..+_+;
크..
감정과함께 악기처럼 녹아드는 발음..
음..ㅡㅡ;
가이 상상이...켁~
김다미님의 댓글
김다미 작성일
기자분 성함이 안나와있네요.
아시는분..?
김유미님의 댓글
김유미 작성일와와~정말 다 맞는말이에요!!11규찬오빠가 그런성격이긴 하죠~그치만...ㅎ ㅏㅎ ㅏㅎ ㅏ말로설명할수 없는 무언가가....^^
정해림님의 댓글
정해림 작성일
-그는 정말 '남을 위해 적당히 말하는 법'을 모르고 있었다.-
흠...어쩜 규찬님의 음악적 재능은 자신도 모르는새 자신을 오해 해서 상처받고 또 상처주는 사람들에게 진심을 전달하기 위한 한 방법으로 사용되고 있는것일지도....
이용준님의 댓글
이용준 작성일
전부분은 확실히 작년에 본거네여...
뒷부분도 첨 보는 것 같지는 않네....
지금 이 기사에서 말하는 것은 우리가 찬님의 팬인 이유이지 않을까?
권지향님의 댓글
권지향 작성일
이 기사 첨읽었는데..딥따 감동이네여..
규찬님을 조아하는 사람중에 하나지만..
누가저더러..조규찬의 음악이 머가좋냐?
라고 물어본다면..조금은 막막할거 가끼도 하고..
어쩜 ..걍 들어보믄 알꺼아냐??라고 오히려 화를 낼지도 몰겠네여..
암튼 팬으로서..반성도 하게 되믄서..
이 기사로 규찬님을 더 사랑할 수밖에 없는 제 자신을 느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