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질문들과 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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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이 되어버린 기억속에 담겨있는 얘기들로 비롯된

정하기 힘든 감정들을 돌려보낸다

바람이 실어온 별빛을 보낸 너를 향해...


그와의 인터뷰 이후 이것저것 찾아가며 생각에 잠겼다. 한단어로 얘기한다면 어떻게 표현하면 좋을까.딱히 떠오르지 않는 단어들을 추스려보기 위해 들여다 본 소설책과 시집, 잡지들... 하지만 그를 표현할수 있는 말은 나에게서 찾을 수밖에는 없다는 걸 깨닫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다분히 나만의 편견일 수밖에는 없을.. 따스한 공허함. 들을수 있는 자만이 들을수 있는 소리로 빚어지는 진정한 음 들의 이어짐..장난기 가득한 소년같은, 시니컬하고 진지하고 예민한, 세련된 그리고 공허한 느낌을 가진 사람.한마 디로 말하기 힘든 그 이유들.투명하게 솟아있는 알 수 없는 형체들로 가득한 자신의 색깔에 대해 그는 스스로를\'잡색\'이라고 표현했다.


그에 의해 길들여 지는 소리들은 그만이 할수 있는 이야기를 담아 낸다. 89년10월 <고 유재하 음악경연대회>에 서 \'무지개\'로 대상을 받은 후 11년이 지난 지금, 그는 그만의 독특한 음악 스타일로 사람들에게 인정받는 뮤지션으로 자리를 잡았다. \'따뜻했던 커피 조차도\',\'추억#1\',\'난 그댈 보며\',\'아담과 이브는 사과를 깨물었다\', \'말해 줄게\' \'충고한마디할까\',\'믿어지지 않 는 얘기\' \'그리움\'... 여러 가지가 혼합된, 그의 음악적인 능력을 예견할수 있었던 앨범이었던 1집부터 작년,오랜 만에 만날 수 있었던 독집인 5집에 이 르기까지 그의 음악에는 묘한 감성들이 존재한다.


너무나 부드러워 애절하기까지 하다가도 비꼬는 억양들에서 표현되는 현실들, 가득찬 것 같기도 텅빈 것 같기도, 계산된 듯 그냥 던져진 듯한...어쩌면 이런 것이 그의 매력인 지도 모를 거라는 막연한 상상을 해본 다.


[너를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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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1

과거로 잠시 돌아가 볼까? 어린 시절부터 나는 음악을 굉장히 좋아했었다.음악을 직업으로 갖고 싶은 생각을할 정도로 말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듯이 자신이 놓여있는 어떤 상 황 속에서 과감히 벗어난다는 것은 쉽지가 않았다.


당시 선화예고에서 미술을 전공하고 있었는데 음악이 너무 좋아서 음악과로의 전과를 생각해보기도 했지만 나에게는 그것에 대한 준비가 되어있지 않았었다. 음악을 좋아하긴 했지만 나에게는 계속 해오던 미술이 있었기 때문에 동국대서양화과에 들어갔고, 미술을 할 생각으로있던 나에게 작은형이 한 가지 제안을 해왔다.


\'유재하 음악경연 대회\'공문이 학교에 붙었는데 고등학교 때 써두었던 곡을 가지고 나가보라는 거였다. 그때 써두었던 곡이 바로 \'무지개\'이다. 직접 작곡, 연주, 노래를 해야하는 형식의 대회였는데 나름대로 좋은 경험이 될 거라는 형의 말에 제안을 받아들였다. 그런데 테잎과 악보 심사에서 일단 통과가 되었으니 2차 시험에오라는 연락이 왔고, 이상하게도 계몽문화센터에서 열린 심사에서도 합격이 되었다.


그래서 마지막에는 예술의 전당에 서게 되었고 금상(그 때는 대상이 없었다)을 받게 된 것이다. 많이 어렸었고 경험도 없었던 시절. 뭔지는 모르지만 예쁘게 보이는 부분이 있었던 모양이다. 때로는 그때 그런 모습이 지금보다 더 좋다는 분들이 있다. 풋풋하고 솔직한 그런면들이.


옛 앨범

2집 앨범의 자켓에는 부모님의 결혼 사진을 넣었었다. 그때 개인적으로 좋지 않은 일들이있었고 마음이 나약해져 있는 상태였다. 그래서 자꾸만 내안으로 숨어들려고 했다. 시기에 따라서 성격이 변하는 스타일이여서 그랬던 것 같다. 많이 우울했고 어린시절에대한 그리움이 극대화되어 있었기때문에 그앨 범에는 그런 나의 느낌들이 담긴 노래 들이 많다.


부모님의 결혼이 나의 어린 시절을 만들었고 나를 있게 한 그시간 들이 그리웠다. 내가 결혼한것도 아닌데 두 분이 나처럼 젊었을 때 서로 사랑해서 결혼했던 그 순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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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움

나의 작업은 주로 새벽에 이루어진다. 글쎄... 버릇은 잘 모르겠지만 보다 스튜디오 작업을 할 때는 사람이 아무도 오지 않는다.일단 내가 주위에 얘기도 하지 않고 사람들이 오는 상황이 돼도 오지 말라고 하고 혼자서 엔지니어하고 작업한다.


사람이 오는 경우는 세션맨이 오면 같이 작업하는 정도? 작업을 할 때 사람이 많으면 너무 좋기는하다. 그렇게 해서 좋게 나오는 앨범도 있지만 사적으로 놀러와서 있는 일이 많아지다 보면 아무래도 신경이 분산된다.


나중에는 후회하는 것들이 꼭 생기고 놓치는 것들이 생긴다. 내가 생각했던 게 열 개라면 두,세 개는 잃어버리니까 나중에 후회를 하게 된다. 이번에 낸 5집은 언제나 그랬지만 일단은 고민을 참 많이 한 앨범이다. 대중적이라는 것이 무언지에 대한 고민을 했었다.


많은 부분을 놓고 왜 내가 소외되어야 하는지. 어찌 보면 소유층들은 특정인들로 구성된 그 정도의 수이고, 같이 더 넓게 나누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다.그러면서도 소수를 또다시 소외시키지않는, 그래서 음악노트 한권을 작곡했다. 그런 것들을 절충하고 생각하면서, 하지만 잘 되지 않았다. 결국 새로 다시 작곡을 해서 나온 5집. 그 노트에 있는 곡들을 덮어둔 채로...


[taking in the kyu chan]


특별히 좋아하는 뮤지션이 있으시죠?

저는 Sting이 참 좋아요. 전 그 사람이 좋은 이유가 에서 \'It takes a man to suffer ignor ance and smile. Be yourself no matter what they say.(무지한 인간들 때문에 괴롭더라도 미소지을 줄 아는 이가 진짜 남자입니다. 사람들이 뭐라고 하건, 당신 본연의 모습을 지니세요)\'라는 가사가 있는데 그 말이 공허한 가사로 들리지 않고 그 사람과 잘 연결되는것 같아요.


가사를 Sting이 썼는지는 모르겠는 데 그 사람의 음악은 그 사람의 눈빛과 살아가는 모습들과 내가 조각조각 보았던, 그에 대해 들었던 기억, 경험들에서 느껴져요. 이 사람은 정말 자기 자신으로 살고 있구나.. 라고.


Police시절의 음악에서 solo로나선 후의 음악을 들었을 때 그변화에 대한 Sting의 적응력이나, 받아들이기는 사람들이 변심이아니라 변화한 그자체로 느낄 수 있게 하는 카리스마와 자기 자신을 끊임없이 추구 해나가는 모습이 그 사람이 음악 안에서 역력히 느껴지는 것이 굉장히 부러워요. 그렇게 unique할수 있고 그렇게 자기의 음악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이렇게 말하는 그야말로 unique한 사람, 뮤지션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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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가수들의 코러스를 하셨는데 얻는 것과 잃은 것이 있을 것 같아요.

코러스를 처음 시작했던 것은 친한 사람 들의 부탁으로 제가 꼭 필요한 곡들이라는 생각이 들면 즐거운 마음으로 기꺼이 했는데 그것에 대한 결과가 의외로 너무 좋았어요.박진영씨도 그랬고 윤종신씨의 \'환생\'의 경우가 그랬죠. 왜 그런 거 있잖아요.


뭐하나 잘하면 그것으로 몰리게 되는. 저한테도 그런 현상이 온거죠. 관계에 의한 얽매임이 시작된 거예요.거절을 쉽게 할수가 없더라구요. 그렇게, 그렇게 하다보니 완전히 일로하는 식이 됐어요. 나중에라도 어떤 선별에의해 단순한 백코러싱이 아니라 Featuring의 개념으로 할 수 있겠죠.


가사를보면 여러 가지가 느껴져요. 장난꾸러기처럼 굉장히 순수한 것 같다가도 시니컬하게도 느껴지고, 공허하기도 하구요.

가사에서 어떤하나의 논리를 설명하기 위한 서술을 하거나 가사안에 무언가를 주장한다거나 어느 한가지로 결론지어지는 것들을 최대한 지양하려고 해요. 언어가 인간의 정신에 대해서 정확하게 언어로 표현할 수 있는 것은 억만분의 일도 되지 않을 거예요. 지금까지 써왔던것에 대해 정확히 설명한다는 것은 힘들겠죠.


저도 마찬가지로 느껴요. 시니컬 하다든지 공허하다든지 하는 그런 것들. 그렇지만 그냥 그렇게 내버려두죠. 던져진 채로. 음... 장난기가 많을 것 같다는 부분은 \'같다\'가 아니라 정말 개구쟁이예요. 아는 형들은 굉장히 난처해해요. 후천적인 영향이 커요. 고등학교때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나서 제가 저 자신을 속였던 것 같아요.


나는 너무 행복하고 잘 될수 있을 거 라고. 나 자신을 자꾸만 원래의 persona lity로부터 도망가게 됐어요. 원래는 그런 편이 아니었어요. 물론 어렸을 때 개구진 것도 있겠지만 그것과는 다른 것 같아요. 그렇게 바뀌어와서 고착화된 습관이 된 거겠죠.


아마 그래서 그런 양면성이 있나봐요. 순수한 면도 있고... 어찌 보면 시니컬하거나 고집스러워 보인다는 것에 많은 무게가 실려있을지도 몰라요. 그런 것들이 음악에 적절히 실려서 잘표 현되어지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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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를 들어보면 다른 사람이 불러도 조규찬씨의 곡인지 짐작이 되요. 조규찬씨 만이 가진 색깔이 그렇게 알게 하는 것 같아요.

어찌 보면 매너리즘으로 해석될 수 있는 요소가 있겠네요. 작곡을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매너리즘에 대한 생각은 갖고 있을 거예요.그게 가장 큰 딜레마이기도 하구요. 매너리즘과 색깔의 경계선은 어려워요. 결국엔 quality에요.


그것이 매너리즘으로 해석되건 사람들이보기에 색깔이 있기도 전에 이건 수준이하라고 하건 이해하기 너무 난해하다고 하건 틀림 없이 quality로 좌우된다고 봐요. 자기 주관이 있기 전에 어느 선까지는 quali ty가 분명히 있어요. 어느 장르이든지.


그림도 그렇거든요. 추상화 화가나 인상 파 화가나 사실묘사에 있어서 극 사실주 의자들보다도 더 훌륭하게 해내요. 그런 묘사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들의 행위들이 근거를 얻게 되는 거죠. 음악도 이건 내 세계야, 라면서 어떤 음악을 만들어 놓았을 때 어쩌면 사람들에게 호응을 얻을 수도 있어요.


하지만 그 사람에 게 Moon river를 가지고 Big band jazz 에 맞춰 연주하라고 했을 때 같이 하지 못한다면 그 사람의 그 특징적인 행동은 그냥 시도일 뿐, 한번의 공허한 외침일 뿐이거든요. 그게 생명력을 갖기는 힘들어요.그래서 결국은 뭐라고 평가되건 그것들을 이루는 성분들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여러 가지 성분들이 확보되어 있는 상태에서 자기 음악을 표현하고 사람들이 느끼기에 이 사람에게서만 느껴지는 분위기가 있어,라고 생각한다면 그건 \'색깔\'이 되는 거죠.


자신의 음악을 색으로 표현 한다면 어떤 색일까요?

제 음악이요? 온갖 잡색이 아닐까... 하 하하. 제 머릿속이 너무 복잡하고 잡 생 각이 많아서 아직은 steady한 상태가 아니에요. 헤매고 있다고 보면 돼요. 여기 기웃, 저기 기웃...


Hello Farewe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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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를 한 마디로 표현한다는것 자체가 이미 불가능이었다.말하고 보면 많은 특징 중에 하나를 빗댄 것에 불과하다는 것을 이내 알게 된다. 들려오는 그의 음악은 그대로 녹아 하나의 그림을 그려 놓는다. 그그림 안에는 추억이 있고 현실이 있고 바램이 있다.


왜 우리는 맑고 풋풋했던 어린 시절을 한 없이 그리워하면서도 이기적이 되고 어두워지는걸까. 조규찬의 5집<그리움>은 세상에 대한 그만의 음색과 차가운 감미로움이 주는 조규찬만의 언어로 가득하다. 그의 음악은 어떤 식으로 표현 되든 가장 조규찬다운 언어와 감각으로 태어난다.


그 시기가 언제일지 모르지만 보컬에 대한 공부를 하기 위해 유학을 갈 예정이라고 말하는 그의 눈을 보며 어쩌면 그 자신도 알아채지 못하고 있는 음악에 대한 더크고 무한한 갈증이 숨어있을 것같다는 생각을 했다. 많은 사람들이 그래왔듯이 앞으로도 그 앞에 놓여질 말들은 그가 의미를 부여하는 한 그 자체로 의미를 갖게 될 것이다.


은은한 자극으로 이어지는 그의 음악은 어쩌면 폭발일지도 모른다. 그리움으로 말해 지는 감성들, 그 여린 폭발을 듣는다.


글 정진경(zpijjk@chollian.net) | 사진 김규헌(ZOO@studioZOO.co.kr)

출처 - http://coquet.chollian.net/star/star_conceptview.htm


댓글목록

박지애님의 댓글

박지애 작성일

아 바람이 부니까 너무너무 외롭네여
 규찬님 생각이 절로 나구여

이용준님의 댓글

이용준 작성일

찬님이 어떻게 살아왔고 사시고 계신지...이거보구 넘 궁금해지네여....

박세원님의 댓글

박세원 작성일

이런 글들을 보면..정말 할 말을 잃어요.^^;;
 그것 밖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