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und Art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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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삶을 느끼며
음악화 시키고 있는 자연주의자


조규찬


즐겁게. 열심히. 느리게 살기!
6개의 정규 앨범을 낸 데뷔 10년차 중견 뮤지션이지만 10년이라는 말이 새삼스러울 정도로 깊이 있어지고, 10년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늘 신선한 조규찬. 그에게 있어 그 시간은 어떤 빠르기로 지나간 것일까? 지금은 음악을 하고 있지만 앞으론 음악 이외에 다른 것에도 도전해보고 싶다는 그는 자신만의 음악세계를 표현해 달라는 물음에 아직도 정형화 시키는 중이라는 겸손한 대답을 했다. 하늘과 땅과 나무를 벗삼아 자신이 느끼는 모든 것을 사랑할 줄 하는 그는 마치 자연주의자 같은데...
기술이 진보하면서 꾸며진 목소리들이 점차 많아지는 요즘, 모름지기 가수라면 딱 이사람만큼만. 딱 조규찬만큼만 라이브와 음반이 한 목소리를 냈으면 싶다. 무엇이 그의 목소리를 한결같게 하는지 아티스트 마이룸에서 공개한다.


sound art(이하 SA): 어떻게 데뷔하시게 되었나요?

찬: 89년 \'유재하 음악경연대회\'에서 \'무지개\' 란 곡으로 수상하면서 가요계에 첫 발을 내딛게 되었습니다.

SA: 이번 BEST 앨범을 개인적으로 평가해 주신다면요.

찬: 데뷔 13년만에 처음으로 내놓은 베스트 앨범인데요. 에즈원, 이소라, 헤이, 유희열, 델리스파이스 등이 참여해 줬습니다. 두장의 CD로 구성되어 있는데, 의미가 있다면 첫번째 CD는 팬들이 선곡해 준 곡들 가운데 대중적 인기를 얻은 곡 위주로 담았구요. 두번째는 제 개인적으로 넣고 싶은 곡을 직접 선곡했습니다. 제가 평가를 내리자니 참 쉽지 않은데요. 그래도 말씀드릴 수 있는 건 노력한 만큼의 결과는 있었다는 겁니다.

SA: 우리나라에서 보컬 어레인지를 잘하는 아티스트 가운데 한 분인데요. 특별한 노하우가 있다면 공개해 주시겠습니까?

찬: 보컬 어레인지는 우리나라뿐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죠. 노래를 만드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하다고 볼 수 있는데, 녹음을 어떻게 했는가는 물론이고 가수의 목소리톤 역시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 외에도 사이드를 넣고 코러스를 삽입하는 등 세부적인 부분들이 있을 수 있는데요. 특별한 노하우랄 것은 없고, 그때 그때 곡 분위기에 따라 가수의 특성에 맞게 유도적으로 다양한 방법을 활용하는 편입니다.

SA: 여러 가수들의 코러스에도 많이 참여하신 걸로 알고 있는데요. 특별히 기억에 남는 앨범이 있다면 어떤 걸 꼽을 수 있을까요?

찬: 기억나는 대로 말하면 박진영, 이소라, 박지윤, 신승훈, 이수영, 박정현, 윤종신 씨 등입니다. 많은 분들이 제가 꽤 오래 전부터 코러스를 했다고 생각하시는데, 사실 처음 시작한 곡이 박진영 씨의 \'그녀는 예뻤다\' 였습니다.(이쯤이면 오래된 건가요?) 이 곡을 기점으로 아는 분을 통해 건너 건너 계속 부탁을 받다보니 어느 새 코러스가 제 본업처럼 되어 버렸더라구요. 그러려고 시작했던 것은 아니었는데, 하다보니 상업성을 가지게 되어서 이제는 자제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요즘은 친형인 조규만 씨의 부탁까지 거절했죠. 물론 저의 이런 상황에 대한 충분한 설명을 곁들여서요.

SA: 어떤 계기로 음악을 시작하게 되셨는지 궁금합니다. 특히, 세 형제 모두 음악을 한다는 점이 이색적이기도 하거든요.

찬: 일단 아버지 나화랑(본명 조광한) 씨와 가수이신 어머니 유성희 씨의 영향으로 어렸을 때부터 음악과 자연스레 친해질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작은형인 조규만 씨 같은 경우는 학교 다닐 때에 메탈밴드를 했었고, 큰 형 조규천 씨와 저 역시 밴드 활동을 하면서 삼형제 모두 음악을 생활의 일부로 받아들였던 것 같습니다.

SA: 시퀀서는 어떤 걸 사용하십니까?

찬: 예전에는 ATARI에 4TR 레코더를 물려서 사용했는데요. 시간이 지나고 메커니즘이 발달하면서 그 속도에 발맞추기 힘든 수준이 되더라구요. 그렇다고 요즘같은 매스미디어 시대에 이런 메커니즘적인 요소를 무시할 수도 없는 실정이고....때문에 오래 전부터 메커니즘적으로 젊은 감각을 가지고 있는 프로그래머와 함께 작업하고 있습니다. 김도현씨라는 분인데요. 제가 곡을 써서 기본 구상을 넘겨주면 그 다음부터는 이 분이 모자라는 부분을 채워주는 역할을 하죠. 곡에 대한 충분한 대화를 통해 서로 상부상조 하면서 곡을 만들어 나가고 있습니다. 소스의 톤을 정하는 데 있어서, 또 매커니즘적인 면에 있어서 다방면으로 아주 많은 도움을 주고 있죠.

SA: 그렇다면 혹시 변화하는 매커니즘적인 면에 작업방식을 맞춰가면서 느끼는 문제점은 없습니까?

찬: 우선 아무리 메커니즘이 발달하고 기계화되어도 원론적인 부분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작곡을 하는 어린 친구들에게 이번 기회를 빌어 당부하자면, 메커니즘적인 면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기본적인 음악적 소양을 갖추고 거기서 오는 아이디어와 재능을 바탕으로 음악생활을 하기 바란다는 겁니다. 요즘은 장식적인 요소가 지나치게 강조되고 있는 시대잖아요. 좋은 음색과 좋은 샘플들이 너무나도 많이 제공되고 있는 실정이고, 음악을 만든다는 개념보다 있는 소스를 갖다붙이는 편집 개념의 음악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힙합이나 테크노 같은 음악은 거의 편집의 개념이라 볼 수 있죠. 내가 나의 음악을 하는 것이 아니라 남의 것을 인용해 음악을 갖다 붙이는 것에 지나지 않는데, 이런 점이 참 안타까워요.

SA: 이 스튜디오(김도현씨의 개인 작업실)는 주로 어떤 용도로 활용하십니까?

찬: 기본적으로 보컬과(가이드 정도) 베이스 기타를 녹음하는 정도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SA: 곡을 만드는 데 있어 특별한 요령이 있다면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찬: 큰 덩어리에서부터 디테일한 부분에 이르기까지 전반적으로 어느 것 하나도 소홀히 하지 않습니다. \'아노미\' 란 곡의 작업방식을 간단히 소개하자면, 앞 코러스의 트랙수는 일단 팬을 가르기 위해 소스를 3, 4 개 정도 사용했는데요. Harmonizer 파트는 4파트로 나누어서 하고 두 번씩 더빙해서 8트랙을 사용했습니다. 멜로디를 쌓을 땐 코드톤을 이용하구요. Top Note 와 Middle Note, Third Note 를 기본으로 7th, 9th를 근음으로 넣는 방법을 활용하고 있습니다.

SA: 개인적으로 궁금한 부분인데요. 싱어로 불리길 원하십니까, 작곡가로 불리길 원하십니까?

찬: 어려운 질문이네요(웃음). 솔직히 딱 꼬집어서 무엇으로 불리길 원하지는 않구요. 불러주는 것이 무엇이든 그것으로 만족합니다.

SA: 본인의 노래는 잘 듣지 않는다고 하셨는데, 그 이유가 궁금합니다.

찬: 단도직입적으로 말해서 길들여지는 것 같아 피하는 편이죠. 제 노래보다는 다른 좋은 뮤지션들의 노래를 많이 듣는 편입니다. 저는 특히 노래를 만들 때 메시지를 중요하게 생각하는데요. 그것도 적절한 수위가 필요하더군요. 메시지에 너무 집착하다보면 매너리즘에 빠지고 말거든요.

SA: 삼형제가 모여서 \'조트리오\' 앨범도 내셨는데, 음악적 스타일이 많이 다를 것 같아요.

찬: 조규만씨는 Feel을 중요시하는 편이에요. 음악적 스타일이 아주 뜨겁죠. 그리고 조규천 씨의 음악은 클래식 적이에요. 형식미, 편곡, 배음에 관해서는 많은 분들이 높게 평가해 주시더군요.
제 음악적 스타일은... 음.... 글쎄... 아직 잘 모르겠어요(웃음). 계속 정형화 시키기 위해서 발전해 가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겠죠.

SA: 다음 음반은 언제쯤 나오나요? 앨범에 관한 구체적인 소개 부탁드립니다.

찬: 이번 앨범은 9월에 나올 예정이구요. 스타일 면에서 스토리가 있는 음악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아직 계속 작업 중인데, 타이틀만 정해진 정도로 진행됐습니다.

SA: 조규찬 씨 음악을 두고 항간에서는 Sting 의 음악 스타일과 비슷하다는 말을 많이 하거든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찬: Police 때부터 Sting 의 음악은 정말 좋아했었죠. 최근 곡을 이야기하자면 Remy Shand의 음악을 들어보았는데 느낌이 참 좋더라구요. 아날로그적이면서도 상당히 어쿠스틱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SA: 특별히 하고 싶은 장르가 있다면 어떤 게 있을까요?

찬: 주변 분들이 제 음악을 듣고 조규찬만의 음악적 색채가 뚜렷하다고 하시더군요.
그렇게 봐 주시는 분들에게는 정말 감사할 따름입니다. 하지만 개인적인 소견으로는 아직은 어떤 음악적 색채도 없다고 생각합니다.(웃음). 끊임없이 정형화시켜 나가는 중이죠. 나만의 색을 지닌 음악을 하고 싶고 또 하고 있지만, 그렇다고 상업성과 대중성을 전혀 생각 하지 않는 음악을 고집하는 건 아닙니다. 제가 하고 싶은 음악을 하고, 대중이 원하는 음악을 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라는 생각이에요. 특정 장르를 구별 지어 놓고 안주하고픈 생각도 없구요. 어떤 노래든 제 가슴에서 나온 노래이기 때문에 그 자체로 소중하다고 생각합니다.

SA: 가장 기본적인 작업방식은 어떤가요? 예를 들어 악상이 떠오르면 가장 먼저 사용하는 악기라든지...

찬: 작곡할 때는 피아노를 주로 사용하는 편이구요. 3, 4 집 때는 기타를 많이 사용했습니다. 지금은 기타로 코드웍을 치면서 멜로디를 따 나가는 방식으로 작업하고 있습니다.

SA: 애용하는 악기가 있다면 소개 좀 부탁드리겠습니다.

찬: 예전에 특정업체에서 기타를 직접 제작해 주셨어요. 한동안 그 기타를 많이 애용했습니다. 그게 바로 Gibson입니다. Gibson은 처음 접한거라 애착이 남다른데, 얼마 전 공연 도중에 떨어뜨리는 바람에 넥이 휘어져 수리 들어갈 예정입니다. 요즘엔 작곡할 때 이외에는 악기 연주를 거의 하지 않습니다.

SA: 최근 소리바다와 관련해서 의견이 분분하지 않습니까? MP3와 저작권 문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찬: 일단 소리바다 옹호론자는 아니에요. 사실 전 우리나라가 미국이나 여타 다른 나라에 비해 저작권 체계가 잘 되어 있다고 보거든요. 반면에 문제점도 참 많지만, 외국은 이와 관련해서 심각하게 문제시하지는 않는 것 같아요.
솔직히 인터넷 자체가 정보를 공유하는 것이니까 어쩔 수 없는 문제라고는 생각하는데, 중요한 건 어떻게 잘 해결하느냐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 방법중에 하나로 유료화를 말하고 싶은데요. 이를 절대 수긍할 수 없다는 네티즌의 반응을 전 집단 이기주의라고 생각해요. 지금까지는 무료로 잘 들어오던 걸 앞으로는 못하게 한다니 반감을 사는 것 같은데, 솔직히 이들에게 단 돈 몇 백원이 그렇게 큰 부담을 주는지 의문스러워요. 개인적인 소견은 음원을 만드는 사람들이 최소한 먹고 살 수는 있게끔 해주어야 한다는 입장이구요. 원론적으로 네티즌의 문화적 양심 문제이며 절대적으로 문화는 돌고 돌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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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노은정님의 댓글

노은정 작성일

  잘봤어요~^^

이은지님의 댓글

이은지 작성일

  잘 봤습니다~고맙습니다~선주님^^*..몇몇 전문적인 용어는 어렵네요~^^

김새미님의 댓글

김새미 작성일

  감사합니다 ^_^

구순옥님의 댓글

구순옥 작성일

  저도 잘 봤구요, 9월이 기다려지네요!

문진아님의 댓글

문진아 작성일

  잘봤어요..........

강현아님의 댓글

강현아 작성일

  소리바다 ... 이문제 규찬님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했었는뎅... 찬님 얘기 들어보니 ....음....그렇군요.....(바로동의;;)

오성범님의 댓글

오성범 작성일

  좋아요 좋아요

조승희님의 댓글

조승희 작성일

  감사.. 궁금했었는데 잘읽어봤습니다.. ^-^

김다혜님의 댓글

김다혜 작성일

  저두 궁금했는데 잘봤습니다^ㅡ^

안홍선님의 댓글

안홍선 작성일

  "어떤 노래든 제 가슴에서 나온 노래이기 때문에 그 자체로 소중하다고 생각합니다. "  이말 넘 맘에 들어요^-^ㅎㅎㅎ
저도 찬님의 가슴에서 나온노래는 그자체로 소중해요~~으하하 ㅋㅋ^-^ 정말 잘봤습니다 ㅎㅎ

서영선님의 댓글

서영선 작성일

  어찌나 말씀도 잘하시는지...^^ 앨범 기대되네요~

황병철님의 댓글

황병철 작성일

  잘 보았습니다. 규찬형님다운 규찬형님스런 답변같아 읽는게 더 좋았습니다. 개인적으로 3집에 있는 cf를 가장좋아하는데 어떻게 곡을 쓰게 되었는지 무지 궁금하기도 하구...^^;
9월이 무지 기다려 지내요.... 또 한곡 한곡이 제 가슴에도 들어올테니까요.. 그럼 좋은글 감사합니다. 꾸뻑

정복희님의 댓글

정복희 작성일

  아웅...저도 어제 저녁에 신촌서점가서 써왔는데...그래서 올릴려고 했는데...ㅡㅜ;; 제가 늦었군요....역시 닷컴민은....^^

이선아님의 댓글

이선아 작성일

  remy shand랑 찬님목소리랑 비슷하다고 생각해왔었는데
찬님도 그가수를 알고 계시다니 하지만 너무 비슷했었어요
burnin' bridges를 들어보면

최성미님의 댓글

최성미 작성일

  으헉..ㅠ.ㅠ나도 ㅅㅏ구 잡아욧..ㅠ_ㅠ올 서점가리다~앗~가슴에서 나온노래들이 소중하지요~암요..많은 분들이 그 말에 감명먹으셨군요..ㅠㅠ저두욤~!!

고보경님의 댓글

고보경 작성일

  헐헐헐^^;;; 음악에 관한 전문적인 얘기가 반은 되는데... 무슨 말인지 도통 모르겠다는...-0-;; 쿨럭;

황선주님의 댓글

황선주 작성일

  스토리가 있는 음악... 너무 궁금해요.. 뭘까?

이미라님의 댓글

이미라 작성일

  [무한대찬]시퀀서가 뭐야-_-;;아무튼 잘봤어요^-^찬님 도데체 어떤음반을 만드시길래 스토리가 있다는거야~~기대되잖아!!

정복희님의 댓글

정복희 작성일

  근데...박진영 1집때도 코러스 참여하신 것 아니었나요?!
박진영 노래 잘 안 들어서 모르겠는데...ㅡㅡ;;

구영미님의 댓글

구영미 작성일

  보컬 어레인지가 뭐에요?

서은지님의 댓글

서은지 작성일

  아싸비요~찬님도 스팅 좋아하신다~
음..역시 공부를 해야 알 수 있는 단어들의 집합체..
에잇!음악공부해서 다 알아버릴거야!!!

박미숙님의 댓글

박미숙 작성일

  모르는 단어가 많지만..왠지 가슴이 찡해지는....ㅋㅋ
소리바다에 대한 의견 정말 궁금했었는뎅....역시나 찬님답게 핵심을 딱집어서...집단이기주의라고 표현하시는군요~ㅋㅋ

강경미님의 댓글

강경미 작성일

  사운드 아트는 전문적인 잡지라서 그런지 기사 내용이 좀 어렵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