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에서 온 편지

페이지 정보

본문

달에서 온 편지
레이블 : 이른아침
발매일 : 2009.07.01

『달에서 온 편지』는 어떤 책인가?
어느 날 친구와 별일도 아닌 일로 다투고, 꿀꿀한 기분으로 혼자 예전에 살던 동네를 무심코 걸어본 일이 있다. 세월의 흔적 때문일까? 그것들은 낯선 모습이다. 하지만 자세히 바라보면 그것들은 그리운 풍경이었다. 각박한 일상에서 작은 여유도 찾아볼 수 없는 세상, 시간을 재촉하는 다급한 말들이 터져 나오는 세상, 긴 세월 동안 음악만을 했던 조규찬은 그런 세상에 작은 브레이크를 만들고 싶었던 모양이다. 『달에서 온 편지』는 세상의 한복판에서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한 발짝 물러나서 세상을 보고 싶다는 조규찬의 의지를 담은 책이다.

달에서 온 편지
그의 주변에 있는 사람도 감쪽같이 몰랐겠지만 그는 외계의 달과 통한다. 그의 마음에는 사물과 거리를 두고 세상을 보는 또 다른 눈이 있다. 결국 이 책 『달에서 온 편지』는 그가 바라보는 사람과 사물들에 대한 이야기다. 머나먼 달에서 이 지구를 바라봤을 때 상상하기 힘들었던 생각들과 먹먹한 이야기들을 그는 꿈을 꾸듯 상상력의 나래를 펴고 혼잣말로 속삭인다. 때때로 그것은 낚시터의 지루한 기다림 같은 것이고, 별로 좋아하지 않는 농구 경기 후의 목마름 같은 것이며, 혹은 길거리에 아무렇게나 붙어 있는 전단지 조각처럼 일상의 세계에서 조금만 관심을 기울이면 발견할 수 있는 작은 것들이다. 작은 것들을 지나치지 않으면서 그의 음악이 만들어진 것처럼, 이 책에도 특별한 그의 주장이나 진저리나는 감성의 기복이나 아는 체 따위는 없다. 그 모든 것을 아우르는 감성은 그리움이다. 하지만 그의 그리움은 단정하고 담백할 뿐이다. 아마도 세월을 거스를 수 없음을 잘 알기 때문일 터이다. 그래서인지 각박한 오늘을 사는 현실에 대해서도 그는 늘 감사하며 늘 담담하게 살아간다.

 

『달에서 온 편지』에 대한 조규찬의 10문 10답
1. 음악만 하다가 갑자기 덜컥 책을 냈다. 생뚱맞고 낯설다. 무슨 일인가?
책을 받아보는 입장에서는 갑작스러울 수도 있을 것 같다. 예전에 진행하던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짧은 글을 써서 낭독하는 <달에서 온 편지> 라는 코너가 있었다. 한 주에 한 편을 썼고, 그러다 보니 적지 않은 글이 모였다. 노래, 그림, 글은 모두 그 사람의 생각과 마음을 담는 그릇이다. 단지 모양만 다를 뿐이다. 그러므로 음악을 통해 그런 일을 해온 나에게는 전혀 갑작스러운 일이 아니다. 적어도 급조된 기획은 이 책 어디에도 없다.

2. 책을 보면 가족애 같은 느낌과 낯선 풍경 같은 것이 느껴진다. 책을 관통하는 메시지 랄까, 의도가 있다면?
그리움이다. 사라져버린, 사라져가는 것들을 향한 사랑이다.

3. 음악과 책은 어떤 관계에 놓여 있는가?
레드 제플린의 <노 쿼터>를 들으면 『해변의 카프카』의 스산한 바람과 낮게 드리워진 짙푸른 구름이 느껴진다. 『해변의 카프카』를 읽으면 레드 제플린의 <노 쿼터>가 흐른다.

4. 당신에게 음악은 어떤 의미를 갖는가?
음악 외적인 일들을 부단히 요구하는, 하고 싶어 해온 일.

5. 당신에게 글을 쓴다는 행위란?
나 자신도 잊게 될 나를 기록하는 일.

6. ‘조규찬’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다. 감미롭고 때로는 완벽한···, 하지만 좀 가깝게 다가갈 수는 없는 사람 같다. 실제로 그런가?
세상을 사랑하고 조심스럽게 대하는 마음이 사람들에게는 거리감으로 전해지는 듯하다.

7. 미술을 하다 음악으로 전향했다. 책에도 그림을 그렸다. 그림이란 당신에게 무엇인가?
나는 못생겼다. 그리고 음악을 처음 시작할 무렵까지 나는 가난했다.
가난하고 못생긴 나에게 미술과 음악은 그 현실의 칼날을 막아주고 잊게 해줬다. 적어도 붓을 놀리고 기타를 퉁기는 동안만큼은 나는 아름다운 사람이었다.

8. ‘나, 조규찬’이라는 챕터가 있다. 한 마디로 조규찬을 스스로 요약한다면?
만약 그럴 수 있다면 나는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할 것이다.

9. 전체적으로 음악만 빼고 당신의 전부를 압축한 것 같다. 이 책이 가지는 의미는?
나의 아들이 나를 이해하고 기억하게 하는 ‘아빠 설명서’ 가 되어 줄 거라는 희망.

10. 앞으로의 계획과 하고 싶은 음악은? 또 쓰고 싶은 글은?
‘내가’ 하고 싶은 음악을 하고 싶다. 이 단순해 보이는 일이 현실에서는 결코 쉽지 않다.
그리운 것들, 그리워하게 될 것들을 기록하고 싶다.

유희열
늘 꿈을 꾸는 소년에게서 배달된 『달에서 온 편지』. 마치 보물지도처럼 길을 안내해 주는 수많은 노래 목록들. 그리고 그 길을 따라가다 보면 만나게 될 지워진 나의 기억들. 꿈을 꾸지 않는 나에게 규찬이는 나지막이 노래를 불러준다. 자유와 음악과 사랑을 얘기한다. 그리고······, 웃고 있다.

이소라
규찬의 책을 읽다보니 그가 만든 노래를 부를 때와는 다른 모습의 사람이 보인다. 이 책에서는 편안하고 구체적으로 설명된, 친절한 규찬의 생각을 읽을 수 있다. 그동안 음악으로 표현한 조규찬의 이야기들은 모자란 내가 마음 내려놓고 듣기에 빈틈이 없었다. 책을 읽고 난 후 조규찬은 내게 ‘조금 풀기 쉬운 문제’가 되었다.

장윤주
그의 글을 읽는 동안 나는 다시 한 번 조, 규, 찬 이란 이름 석 자를 떠올려 보았다. 그리고 그와의 만남들을 흐릿하게 또 선명하게 기억해 보았다. 그였기에 가능한 이야기······. 말로 다 표현 할 수 없는 그의 섬세하고 치밀한 작업은 감각과 감성을 뛰어넘는 그의 멜로디 라인과 호흡하는 이번 책에서도 돋보인다. 역시 흠잡을 데 없는 완벽한 그림의 완성이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