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에서, 문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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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에서, 문득
레이블 : 안나푸르나
발매일 : 2015.09.07
음악 그리고 조규찬
 모든 이의 기대를 한몸에 받고 〈나는 가수다〉에 출연했으나 모두를 충격에 빠뜨린 1회전 탈락 그 이후의 이야기, 드라마 OST 작업 등 수많은 창작의 순간에 찾아오는 선택과 고민의 연속, 유학시절 수업 중에 치열한 논쟁으로 음악에 대한 견해를 다시 새기는 일들 등 한 편의 드라마가 펼쳐진다. 대선배인 조용필 선배한테 바치는 헌사에서는 같은 하늘 아래 살아가는 이 시대 위대한 뮤지션들 사이의 따스한 교감이 느껴진다. 그의 팬이라면 가장 좋아할지도 모를, 이 책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이소라의 발견’ 절에서는「시시콜콜한 이야기」라는 곡의 작업 과정을 들려주는데, 이는 마치 유명 영화의 메이킹 장면을 보듯, 독자가 함께 가사와 음절 등을 한 땀 한 땀 직조해 만든 노래를 듣는 기분이다.

뮤지션에게서 듣는 음악 이야기가 팬의 입장에서 얼마나 가슴 두근거리게 하는지, 그 기쁨은 아마 이 책을 쓴 저자 조규찬도 모를 터. 그 설렘을 독자에게 선사한다.

거리에서, 가족 그리고 일상

어느 날 차를 몰고 고속도로를 내달려 부모님의 묘소에 다다르고 그리움을 쏟아 내거나, 서울역 승강장에서 느끼는 한 폭의 여유를 즐기고, 머리칼 사이에서 발견한 새치 하나에도 서글픔을 느끼며, 밤중에 출현한 벌레에 치를 떠는 한 사내. 이렇게 규찬은 대도시, 거리 곳곳에서 숨 쉬고 울고 웃으며 때로는 감상에도 젖는 우리처럼, 우리와 함께 살아간다.
내가 아끼던 뮤지션이 사랑하고,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 또 그 아이를 키우며, 아버지와 남편으로서 살아가는 모습을 지켜보는 흐뭇함과, 음악도 세월과 마찬가지로 깊어지고 달라지는 이유를 맛볼 수 있는 시간. 팬들도 그처럼 함께 살아가고 성장하고 교감한다. 이 글을 읽는 순간, 입가로 번지는 미소와 함께, 사랑하는 이와 동시대를 살아가는 감사함을 느낄 수 있다.

온기가 느껴지는 문장.

《거리에서, 문득》에는 아티스트로 얻었던 음악적 성취나 인생에 살며 깨닫는 대단한 성찰을 과시하듯 내세우는 이야기는 손톱만큼도 없다. 규찬의 음성 그대로 들려주는 이야기에 조금씩 빠져 들다 보면, 어느덧 그의 손을 맞잡고 따스한 온기를 전해 받으며 마음 한구석까지 훈훈해지는, 어쩌면 그의 음악과 꼭 닮은 책이다. 우리들의 일상은 기복이 심한 자극에 너무 익숙해있다. 롤러코스터를 타 듯 짜릿함만을 추구해왔다. 규찬은 그런 세상과는 어울리는 사람은 아니다. 경쟁의 피로함보다 그런 시대에 순응하며 변하는 우리 스스로에 가끔은 놀랄 때, 규찬은 그렇게 살아가는 우리에게 쉬어갈 공간을 이 글로 남겨주었다. 



추천평

평소 조규찬 음악의 열렬한 팬인 내게 이 책은 그의 음악에 흐르는 내면의 섬세한
움직임까지 엿볼 수 있어 더욱 흥미로웠다. 언제나 음악적 완성도를 추구하던
그의 감성은 새로운 도전으로 떠난 치열한 유학생활을 통해 더욱 예리해졌다.
지금부터 그가 또 어떤 음악을 펼쳐낼지 사뭇 기대가 크다. 본인에게는 쉽지 않은
길이라고 해도 진지한 예술가의 범상치 않은 행보를 지켜보는 일은 언제나 즐겁다.
그리고 은우를 향한 그의 따듯한 사랑이 앞으로 어떠한 재능으로 빛나게 될지도
은근히 기대해본다. 예사롭지 않은 구도를 담아냈던 은우의 스케치를 기억하며…
김광진 (더 클래식)

문득 문득 떠올라서 만나면 무딘 나에게 섬세함과 정확함의 중요성을 깨닫게
해준 규찬. 그 속에 수많은 배려와 따듯함이 숨어있다는 걸 뒤늦게 깨우친다.
그만큼 깊이가 있는 규찬의 글들... 이번에는 우리에게 무엇을 가르쳐 줄까.
윤종신

보컬이라는 분야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부터 만나고 닮고 배우고 경험한
‘조규찬’이라는 이름은 나에게 늘 음악적인 신뢰감으로 다가온다.
그것은 어느 리듬 하나 허투루 지나가지 않고 어느 음표 하나 함부로 대하지 않는,
성실함을 넘어선 그 열심이라는 태도와 자세 때문일 것이다. 나는 섬세한,
그래서 조규찬 그 자체일 수밖에 없는 이 책을 읽으며, 그가 지금 인생의 커다란
선물인 ‘음악과 가족’을 그 ‘열심’이라는 태도와 자세로 소중히 여기며 마음속
깊이 사랑하고 있음을 다시 한 번 느꼈다. 그 소중함이 묻어나는 글의 따스한 온기가
‘이것저것 힘들다’며 괜스레 찌푸리고 있던 내게 간만의 여유와 웃음을 준다.
김영우 (스윗소로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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