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왔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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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규찬 -


조규찬은 우리 시대의 가장 주목할만한 싱어송라이터이자 보컬리스트, 그리고 코러스로 활발한 활동을 벌인 바 있다. 작곡가로서의 탁월한 능력과 비범한 가사들, 그리고 카멜레온 같은 그의 다양한 음색은 그 자신 뿐아니라 수많은 동료 가수들의 음악에 참여하며 가요계의 주요한 명곡들을 탄생시켰다.

조규찬은 1971년 1월생으로 그에 못지않은 싱어송라이터인 두 형 조규천, 조규만과 함께 음악적인 환경에서 자라났다. 그러한 형제들 가운데서도 그의 음악적 재능이 가장 먼저 빛을 보게 되었는데, 그의 가요계 데뷔는 89년에 이루어졌다. 고등학교를 막 졸업한 나이에 제1회 유재하 가요경연대회에서 ‘무지개’란 곡으로 금상을 수상했던 것. 이후 유희열, 자화상, 스토리 같은 뮤지션들의 데뷔 무대가 되었던 이 대회에서의 입상은 이후 그의 음악생활을 가능케 한 시금석이 되었다. 같은 해인 89년, 1집 [Vol.1]을 발표했던 김현철이 가져왔던 파장에 비견되는 그의 등장은 당시 가요계에 놀라울만한 실력을 지닌 무서운 신진 세력들의 부상(浮上)을 의미하는 사건이었다.

이듬해인 90년엔 김정렬, 이준과 함께 새바람이 오는 그늘로 활동하며 조규찬은 자신의 음악적 가능성을 가늠하게 된다. 그가 불렀던 ‘좋은 날’은 당시 가요계의 주류를 이루고 있던 댄스와 발라드곡과는 차별된 새로운 감성으로 새로운 음악을 갈구하고 있던 사람들에게 그의 이름을 각인시키기에 충분한 것이었다.

멤버들과의 의견 차이로 팀 활동을 접고, 이후 장필순, 변진섭, 박학기, 김현철 등에게 곡을 주며 작곡가로서 착실히 수업을 쌓아가던 조규찬은 ‘귀로’로 강변가요제에 입상, 주목할만한 여성 가수로 떠오르고 있던 박선주의 데뷔 앨범에 참여, ‘소중한 너’를 듀엣으로 부름으로써 다시 한 번 그의 이름을 널리 알리게 된다. 두 걸출한 보컬리스트의 탁월한 감각이 잘 녹아들어있는 이 노래는 조규찬의 이름을 대중적으로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되었다.

93년, 그의 첫 번째 솔로 앨범 [따뜻했던 커피조차도]는 실력파 뮤지션의 등장을 본격적으로 알리는 신호탄이었다. ‘추억#1’이라는 히트곡을 위시하여, 표제곡인 ‘따뜻했던 커피조차도’와 그대 내게, 이소라와의 듀엣곡인 ‘난 그댈 보면서’ 등이 좋은 반응을 얻었다. 기존 가요계의 다소 신파적인 발라드곡과 달리 깔끔한 미성과 하모니가 돋보이는 [따뜻했던 커피조차도]는 그의 셀프 프로듀싱이 더욱 빛나는 앨범이다.

94년 자신의 1집 활동과 더불어 토이(Toy)의 데뷔 앨범 [내 마음 속에]에 객원 싱어로 참여, 타이틀곡 ‘내마음 속에’를 부르기도 했다. 스캣에 가까운 창법이 돋보이는 이 곡은 토이의 이름을 알리는 데 커다란 역할을 했다. 이후 조규찬은 토이의 3집에 이르기까지 객원싱어로 참여했다.

한번 개화된 그의 음악적 재능은 멈출 줄 모르는 기관차처럼 달려나가기 시작했다. 다소 기묘하고 도발적인 타이틀의 2집 [아담과 이브는 사과를 깨물었다](95년)는 대중적인 인기도 면에서는 1집에 비해 낮은 점수를 받았으나 조규찬의 팬들과 평론가들 사이에서는 열렬한 지지를 얻었다. 작은 형인 조규만과 토이의 멤버 윤정오 등이 함께 참여한 이 앨범에서, 작은 성취에 만족하지 않고 보다 새롭고 다양한 음악을 향해 탐험하는 개척자로서의 정신을 발견할 수 있다.

그의 새로운 음악에의 탐구는 3집 [The Season](96년)으로 이어진다. 다소 냉소적이면서도 따뜻함이 깃든 조규찬 특유의 가사와 환상적인 코러스가 돋보이는 ‘충고 한마디 할까’가 크게 히트한 이 앨범에서 그는 싱어송 라이터로서의 장인정신, 그리고 다양한 음악들을 녹여내는 프로듀서로서의 재능을 한껏 발휘하고 있다. ‘Anomi’에서 목도할 수 있는 환상의 코러스, ‘용기있는 자만이 미인을 차지한다?’에서 느낄 수 있는 묘한 비틀기와 팝적 센스는 그의 음악이 지닌 대중적 가능성을 확인케 한다.

‘무지개’ 이후 조규찬 개인의 노래로서는 가장 대중적인 인기를 누렸던 ‘믿어지지 않는 얘기’가 수록된 4집 [The Wind](97년)는 대중적 감성을 가장 잘 이해하고 있는 작곡가 김형석을 비롯, 김세황, 함춘호, 샘 리 등 일급 기타리스트, 그리고 그의 도움을 많이 받았던 박진영 등이 참여하여 20대 중후반의 감성을 부드럽게 어루만지는데 성공한 앨범이다. 전반적으로 포크적 감성이 두드러지게 드러나있는 [The Wind]는 초기의 신선하고 발랄한 음악에서 보다 깊고 넓은 음악적 성숙을 보여주는 앨범이기도 하다.

한편 조규찬은 데뷔 이전부터 작곡가로 참여하는 등 활발한 교류를 벌였던 선배 포크 가수인 박학기와 함께 조인트 콘서트를 가지며 함께 활동하기도 했다. 이 선후배간의 아름다운 조인트는 현재까지도 계속되고 있다.

이 시기까지 조규찬은 수없이 많은 가수들의 앨범 작업에 작곡가로서, 혹은 객원싱어, 코러스로 그의 음악적 재능을 한껏 뽐내게 된다. 전술한 가수들 이외에도 이소라, 강수지, 김현철, 이승환, 공일오비, 이문세, 더 클래식, 박진영, 윤종신, 이장우, 박정운, 신승훈 등 이루 다 열거할 수 없을 정도의 수많은 가수들의 앨범에서 그의 이름을 발견할 수 있다. 특히 그의 코러스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음감으로 수없이 많은 가요 명곡들을 더욱 빛나게 하는 소중한 원천이 되었다. 또한 김현성, 진주, 이기찬, 양파 등 실력있는 후배 가수들의 노래를 지도하는 송디렉터로 참여하는 등 자타가 공인하는 대한민국 대중음악계 최고의 보컬리스트로 활발한 활동을 펼치게 된다.

김형석의 [Ace] 앨범에서, 이미 가수와 작곡가로 활동하고 있던 두 형 조규천, 조규만과 함께 3형제의 아름다운 화음을 들려주었던 ‘사랑이라는 이유로’가 계기가 되어, 그는 조트리오라는 프로젝트로서도 활동하게 된다. 98년 1집 [첫만찬], 2000년 2집 [Real Life]로 집약된 3형제의 어울림은 \'한국의 비지스(Bee Gees)’라는 찬사를 받기에 충분한 것이었다. 이를 통해 형제들은 각기 주목받는 뮤지션으로 대두되기도 했다.

전작 [The Wind]와 조트리오의 1집 [첫만찬](‘눈물 내리는 날’)에 이어 발표된 조규찬의 5집 [상어](99년)는 그의 공식적인 음악인생 10주년의 음악적 연륜이 배어있는 음반이다. 수없이 많은 가수들의 음악 작업에 참여하면서 자신만의 음악적 색깔을 찾기에 고심했던 그는 이 음반을 통해 조규찬만의 색깔이 무엇인지를 탐색했다. 그 결과 조트리오의 친근하고 대중적인 접근과는 다른, 진중한 음악적 탐구정신이 느껴지는 앨범이 탄생했다. 조규찬 특유의 미성은 물론 거칠게까지 느껴지는, 다듬어지지 않은 듯한 소리들까지 다양한 음색들이 담겨져 있다. 전작에 이어 김형석, 박진영 등이 참여했으며, 조규찬 자신의 셀프 프로듀싱으로 다양한 음악적 자원을 일관되게 통일해내는데 성공한 것으로 평가받았다.

‘너무나도 겨울에 잘 어울리는 음반’으로 평가받았던 조트리오의 2집 [Real Life](2000년) 이후 7개월여만에 선보인 조규찬의 6집 [해빙](2001)은 지금까지의 그의 음악적 역량을 집대성된 앨범이다. [Real Life]와는 달리 그의 지난 앨범들처럼 브라스 세션을 배제하였으며, 이승환(Story)의 스트링 라인과 더욱 깊고 넓어진 그의 음색을 전면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발라드와 R&B를 기조로 대중적인 감성을 충분히 만족시키면서 높은 음악적 완성도를 보여주는 [해빙]의 수록곡들은 그의 지난 음악 이력이 결코 허송세월이 아니었음을 말없이 증명하고 있다.

팝과 발라드, 포크에 R&B와 Soul을 아우르는 조규찬의 음악적 범위는 그가 지니고 있는 음악적 잠재력에 대한 기대를 더욱 들뜨게 한다. 싱어송라이터로서 자신만의 음악적 색채를 만들어가는 그의 음악적 여정은 아직도 진행중이며, 그가 들려주는 세련된 팝 감각과 말끔하게 정제된 삶과 사랑의 이야기는 여전히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푸근하게 적셔줄 것이다. 요란한 마케팅 따위 없이도 수없이 많은 대중들의 사랑을 받는 가수, 언제나 새로운 앨범이 나오기를 기다리게 만드는 가수. 조규찬의 앞으로의 음악적 행보가 더욱 기대된다.

글 / 김지승 in changgo.com

댓글목록

정혜린님의 댓글

정혜린 작성일

  '말끔하게 정제된-'
좋은 기사네요^---------^

서영선님의 댓글

서영선 작성일

  눈물나여...괜시리....ㅠㅠ

이현이님의 댓글

이현이 작성일

  월드 가수의 기사를 본 듯...
생각해 보니, 오빠의 노래, 작곡, 코러스 등..의 수준은 세계사구 감이네요.
크크~ 다 알고 있는 거지만... 다시한번 언급해 봤습니당^^
근데, 기사 참 잘 썼당. 부러버~~

박지나님의 댓글

박지나 작성일

  [미카] "브라스 세션"은 뭐예요-?

이창주님의 댓글

이창주 작성일

  ^^ 엄청 방대한글~깔끔 마무리~
좋아요^^

임유진님의 댓글

임유진 작성일

  엉엉 감동적이에요 ㅠ.ㅜ
난 그동안 찬아저씨에대해 너무 몰랐던것같아요 쿨쩍~!

임송희님의 댓글

임송희 작성일

  {:휘파람 한모금:}브라스란 트럼펫, 트럼본, 색소폰 그런 금관악기류에요

황선주님의 댓글

황선주 작성일

  정말 조트리오 노래중에는 브라스세션이 들어간 노래들이 많은 것 같아요..
전 그중에서  몰랐어가 젤루 좋아요..^^

유혜민님의 댓글

유혜민 작성일

  [햇살규찬] 이 작가..맛난거 사 줘야 겠네여..
어떻게 이러케..이쁘게 글을 쓰는지...ㅋㅋ

이윤지님의 댓글

이윤지 작성일

  역시 규찬님!ㅋㅋ